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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애자일은 정보흐름을 관리하는 문제이다

2018년 7월 15일 작성

어린놈이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면 컨설턴트라 한다. 다 늙어서 훈장질하면 멘토라 한다.

솔직히 나는 컨설턴트에 대해서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 물론 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안다.

천국에 가는 길을 알려주면 부흥사이다. 천국을 그려 주고, 알아서 찾아가라고 하면 컨설턴트이다.

먼로 이노베이션즈의 리처드 셰리던이 설명하듯이 직원들은 일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일은 힘을 주고, 열정을 주고, 흥분하게 하는 에너지의 원천이다. 열정은 끊임 없고, 활발하며, 누를 수 없다. 단순한 만족이 아니다. 열정은 뛰어 오르고, 거품을 일으키고, 흘러 넘친다. 전염된다. 아이디어가 앞으로 움직이게 하고, 행동을 자극한다. — Stephen Denning, The Age of Agile, 번역은 내가

As Richard Sheridan at Menlo Innovation explains, employees experience joy in their work. Work becomes an energizing, ebullient, effervescent source of energy. Enthusiasm is restless, kinetic, and irrepressible. It is more than contentment: It leaps, bubbles, and overflows. It is contagious. It moves ideas forward and catalyzes action.

정말 아름다운 묘사이다. 영어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영어도 같이 써 봤다. 특히 두 번째 문장을 보라. “e”로 시작하는 단어들의 향연이다.

energizing, ebullient, effervescent source of energy

이사야가 울고 가겠다. 영어는 자고로 이렇게 써야 한다. 사소한 문제는 어떻게 거기에 가는지에 대해서 알려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황마다, 조직마다 다 다르다고 한다. 제2장에서 먼로 이노베이션즈에 대해서 자세히 기술하고 있지만, 그가 하는 말은 이 회사는 예외라는 것이다. 애자일의 일반적인 방법론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외부 컨설턴트를 믿지 말라는 말도 한다.

그는 또 피터 드러커를 인용하여 이렇게 말한다.

사업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고객이다. 왜냐하면 고객이야말로, 홀로, 물건이나 서비스에 대해 지불할 의사를 가짐으로써 경제적 자원을 부로 바꾸고, 사물을 상품으로 바꾸기 때문이다. 사업체가 자기가 무엇을 생산한다고 생각하는지는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다. 특히 사업체의 미래와 성공에는 가장 중요하지 않다. 고객이 자기가 무엇을 산다고 생각하는지, 고객이 무엇이 ‘가치’라고 생각하는지가 결정적이다. 이것이 그것이 어떤 사업인지, 무엇을 생산하는지 또 성장할지를 결정한다. — 상동

역시 피터 드러커이다. 문제는 고객의 마음속에 무엇이 있는지 어떻게 아느냐는 것이다. 심리 상담사도 아니고… 점성술사도 아니고…

그는 제2장과 제3장에서 전통적인 관료주의를 비판한다. 그 근저에는 이런 것들 — 고객의 마음 속 — 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관료주의 사닥다리의 맨 위에 있고,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결정은 그가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제3장에서 애자일 경영을 코페르니쿠스 혁명에 비교한다. 그리고 제3장의 절반 정도를 코페르니쿠스 혁명과 과학혁명을 기술하는데 할애한다. 코페르니쿠스 혁명 이후 회사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면서,

4. 조직의 모두가 고객과의 분명한 연결선을 가진다.

5. 회사는 고객에 대해 정확하고 온전한 지식을 가지도록 노력한다.

6. 직원들은 의사결정을 할 권한을 가진다.

결국 관료주의에서 애자일 팀중심으로 넘어가는 것은 조직내 정보관리의 문제라는 것이다. 위의 리스트를 거꾸로 읽어 보라. 직원이, 팀이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은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가 있다는 것이고, 또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의 비전이 빅 데이터와 만나서 현실이 된 셈이다.

또 다른 가능성이 있다. 이것을 도박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통계에는 대수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많이 하면 통계치에 수렴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박을 하러 갔는데 대부분의 카지노처럼 49:51로 하우스가 이길 확률이 높다면, 한 판에 가진 모든 돈을 거는 것이 유리하다. 대수의 법칙이 적용되기 전에 승부를 보는 것이다. 반대로 51:49로 내가 이길 확률이 높다면 가진 돈을 잘게 쪼개서 가능한 많이 승부를 보는 것이 좋다. 대수의 법칙이 적용되기까지 버티는 것이다.

고객에 대해서 모른다면, 그냥 여러번 해 보는 것이다. 이것이 애자일의 원칙이다. 아주 작은 단위로 프로젝트를 잘게 쪼개고, 조그만 프로젝트를 여러번 할 것. 그리고, 많이 할 것. 언젠가는 걸릴 것이다. 언젠가는 나도 구글이나 애플처럼 대박을 낼 것이다. 이런 희망을 버리지 말 것.

따지고 보면, 사업은 도박이다.

제3장 뒤의 박스 3-3에는 이런 원칙을 정리해 두었다.

1. 타게팅을 잘 하고,

2. 계속 실험하고, 이것 관련해서 경영컨설턴트 폴 눈즈(Paul Nunes)의 충고는 이렇다.

이런 환경에서는 계속 실험하고, 시장에서 학습하고 감지하고 다양한 종류의 옵션을 만드는 것이 선험적으로 ‘최고’를 결정하는 것보다 낫다. 적어도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한은. 실험과 수정의 비용이 낮은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는 다른 산업에서보다 더 진실이다. 킥스타터 같은 사이트는 심지어는 아직 만들지도 않은 온갖 종류의 제품을 제안함으로써 이런 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그 때문에 우리는 시장 실험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 상동

3. 스타트업과 협업하라. 뭐든 다 하지 말라. 여기에 대한 경고는 아주 짧지만,

단순히 스타트업을 (기존) 관료체제에 엮어 넣지 말라. 스타트업이 하는 방식을 회사에서 포용하라.

이건 무슨 뜻인고 하면, 이왕 카지노에 들어선 이상,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아니면, 승률에 대해서 전혀 정보가 없지만, 게임을 해야만 한다면) 친구들에게 돈을 다 나눠줘서 가능한 많은 게임에 참여시키라는 것이다. 어차피 혼자 하는 것은 회수에서 제한이 있다. 나아가,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베팅 스타일을 강요하지 말라. 그러면, 이길 가능성을 줄인다. 그리고, 건너뛰어서,

6. 짧은 단위로 혁신하라. 앞에서 설명했으므로 생략.

8. 실망할 준비를 하라. 어차피 모든 판을 이기지는 못한다.

일단 3장까지는 다 읽었다.